Founder-Market Fit이 좋을수록 위험한 이유: 공동창업자와 창업자 강점을 망치는 함정
잘 아는 시장에서 시작할수록 더 빨리 틀릴 수 있습니다. Founder-Market Fit의 장점과 독을 함께 봐야 합니다.
Founder-Market Fit이 좋다는 말은 대체로 칭찬처럼 들립니다.
이 시장을 잘 알고, 고객의 언어를 알고, 문제를 피부로 이해한다는 뜻이니까요.
저도 원래는 이걸 거의 무조건 좋은 신호로 봤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팀을 보다 보면, Founder-Market Fit이 강할수록 오히려 더 위험해지는 순간이 분명히 있습니다.
이게 이상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보통은 “시장 이해도가 높으면 성공 확률이 올라간다”라고 말하니까요.
맞습니다. 대체로는 그렇습니다.
다만 문제는, 잘 아는 시장이 창업자의 판단을 날카롭게 만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좁게 만들기도 한다는 겁니다.
특히 공동창업자 조합, 역할 분배, 제품 방향, 고객 인터뷰 방식에서 그 부작용이 아주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Founder-Market Fit이 좋으면 뭐가 문제일까요?
질문부터 바꿔보겠습니다.
정말 위험한 건 시장을 모르는 창업자일까요,
아니면 시장을 너무 잘 안다고 믿는 창업자일까요?
저는 후자가 더 무서울 때가 많다고 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모르면 물어보는데, 안다고 생각하면 확인을 덜 하거든요. 그 차이가 초기에는 엄청 크게 벌어집니다.
예를 들어 8년 동안 HR SaaS를 팔던 창업자가 있다고 해보죠.
고객사의 인사팀이 어떤 보고서를 싫어하는지, 결재 라인이 얼마나 느린지, 도입 검토가 몇 달씩 걸리는지 다 압니다.
그래서 제품 회의에서도 자신 있게 말합니다.
“이 기능은 무조건 필요해요. 내가 현업에 있을 때 맨날 겪던 문제였거든요.”
여기까지는 좋아 보입니다.
그런데 막상 15개 고객사를 만나보면 반응이 묘하게 갈립니다.
10곳은 “불편하긴 한데 지금 엑셀로도 돌아가요”라고 하고, 3곳은 “이건 우리보다 대기업 이슈인데요”라고 하고, 2곳만 “이거 되면 바로 써보고 싶다”고 말합니다.
이때 위험이 시작됩니다.
창업자의 경험은 강한 출발점이지, 자동으로 현재 시장의 진실이 되지는 않습니다.
First Round Review에 실린 여러 창업자 사례를 봐도 비슷한 맥락이 나옵니다. 내부자 시각은 분명 강력하지만, 때로는 외부자 시각이 오히려 당연한 비효율을 더 잘 깨뜨립니다.
익숙함이 통찰이 되기도 하지만, 익숙함이 관성이 되기도 하는 거죠.
가장 흔한 사고는 “고객을 안다”는 착각입니다
한 장면을 떠올려보겠습니다.
창업자 두 명이 있습니다. 한 명은 물류 업계에서 10년 일했고, 다른 한 명은 제품을 만드는 개발자입니다.
둘은 회의실에서 화이트보드에 기능을 쭉 적습니다.
운송장 통합, 반품 처리, 정산 자동화, 파트너 대시보드.
물류 도메인 출신 창업자가 말합니다.
“이건 업계 사람이라면 다 필요하다고 할 거예요.”
그래서 바로 3개월을 씁니다. 꽤 많은 기능이 붙습니다.
그런데 첫 데모에서 고객이 묻습니다.
“좋은데요. 근데 저희는 정산보다 CS 누락이 더 급한데요?”
이 장면, 저는 정말 많이 봅니다.
문제를 모른 게 아닙니다.
오히려 문제를 너무 많이 알아서 우선순위를 틀린 겁니다.
Rob Fitzpatrick의 The Mom Test가 강조하는 것도 결국 비슷합니다.
사람에게 내 아이디어의 정답을 확인받으려 하지 말고, 그 사람이 최근에 실제로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보라는 거예요.
“이거 필요하시죠?”가 아니라 “마지막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했나요?”를 물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Founder-Market Fit이 강한 창업자는 종종 인터뷰를 하면서도 검증보다 확인을 합니다.
내가 이미 믿고 있는 문제를 고객 입으로 다시 듣고 싶어하는 거죠.
그 결과는 뻔합니다.
시장 학습이 아니라 자기 확신 강화가 됩니다.
잘 아는 시장일수록, 더 모르는 사람처럼 물어야 합니다.
이건 진짜 중요합니다.
공동창업자 문제는 여기서 더 커집니다
Founder-Market Fit의 함정은 혼자 있을 때보다 공동창업자 체제에서 더 크게 터집니다.
왜냐하면 “누가 맞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의 경험이 더 강한가”의 문제가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한 공동창업자는 업계에서 12년을 버틴 세일즈 리더이고, 다른 공동창업자는 제품과 엔지니어링에 강한 사람이라고 해보겠습니다.
초기에는 이 조합이 좋아 보입니다. 한 명은 시장을 알고, 한 명은 만들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몇 달 지나면 균열이 생깁니다.
도메인 강한 창업자는 계속 말합니다.
“고객은 원래 이렇게 움직여요. 제가 알아요.”
반대편에서는 이렇게 느낍니다.
“인터뷰 20개를 했는데도 왜 아직도 개인 경험이 더 우선이지?”
이때 갈등의 본질은 성격이 아닐 때가 많습니다.
창업자 강점이 역할이 아니라 권위가 되는 순간, 공동창업자 관계가 급격히 틀어집니다.
팀 문제는 생각보다 자주 실패 원인이 됩니다. Exploding Topics가 정리한 2025년 자료에서는 스타트업 실패 원인 중 팀·인사 관련 이슈가 18% 수준으로 언급되고, Failory 등을 인용한 다른 통계 요약에서는 잘못된 팀 구성이 20%대 초반까지 거론됩니다.
숫자 하나를 절대화할 필요는 없지만, 방향은 분명합니다.
제품만 틀려서 망하는 게 아니라 사람 조합이 틀려서 망하는 경우가 꽤 많다는 겁니다.
특히 공동창업자 사이에서는 “내가 이 시장을 더 잘 안다”는 말이 사실상 토론 종료 버튼처럼 쓰이기 쉽습니다.
그 말이 반복되면, 검증 문화가 아니라 위계 문화가 생깁니다.
창업자 강점은 무기가 아니라 편향이 되기도 합니다
강점은 대개 가장 먼저 회사를 앞으로 밀지만, 나중에는 가장 강하게 회사를 옆으로 끕니다.
저는 이 문장이 Founder-Market Fit을 볼 때 꽤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초기에는 창업자 강점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빠르게 고객을 만나고, 문제를 이해하고, 첫 제품을 만들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같은 강점이 시간이 지나면 특정 고객군만 보게 만들고, 특정 해결 방식만 고집하게 만들고, 특정 채널만 믿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B2B 세일즈에 강한 창업자는 무엇이든 영업으로 풀려고 합니다.
첫 10명 고객을 따오는 데는 이게 엄청난 장점입니다. 실제로 초기에는 창업자가 직접 세일즈를 하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부터도 모든 문제를 고관여 영업으로만 풀려고 하면, 제품이 아니라 사람의 설득력에 성장이 묶입니다.
반대로 제품 감각이 뛰어난 창업자는 사용성 개선으로 거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온보딩, UI, 워크플로우는 계속 좋아지는데 정작 고객이 돈을 내는 이유는 흐립니다.
이것도 자주 나오는 패턴입니다. 2025년 PMF 관련 리포트들을 보면 많은 팀이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데 시간을 쓰지만, 실제 병목은 메시지, 세그먼트, 구매 타이밍에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Founder-Market Fit이 좋다는 건 “어디서 이길지 안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동시에 “어디서 틀릴지 모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공동창업자는 나와 비슷한 사람이 아니라, 내 맹점을 찌르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많은 팀이 공동창업자를 고를 때 편한 사람을 찾습니다.
합이 잘 맞고, 말이 잘 통하고, 비슷한 배경을 가진 사람 말이죠.
물론 중요합니다. 같이 오래 버텨야 하니까요.
그런데 회사가 앞으로 가려면 편안함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특히 Founder-Market Fit이 강한 창업자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제가 더 선호하는 그림은 이런 조합입니다.
한 명은 시장의 맥락을 깊게 알고,
다른 한 명은 그 맥락을 의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 명은 고객의 언어를 알고,
다른 한 명은 고객의 행동 데이터를 끝까지 보려고 해야 합니다.
한 명은 빠르게 결정하고,
다른 한 명은 “그거 진짜 지금 급한가요?”를 묻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이건 일부러 싸우라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초기에 건강한 충돌이 없으면, 나중에는 감정적인 충돌만 남습니다.
Yiren Lu의 공동창업자 결별 회고를 읽어보면, 겉으로는 전략 문제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서로의 강점과 기대가 어긋나면서 관계가 무너지는 장면이 나옵니다.
저는 이런 글을 볼 때마다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
공동창업자는 단순히 부족한 스킬을 메우는 사람이 아니라, 내 확신을 검증 가능한 가설로 바꿔주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거죠.
Founder-Market Fit을 버리라는 말은 아닙니다
오해하면 안 됩니다.
저는 Founder-Market Fit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중요합니다.
왜 이 문제를 당신이 푸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왜 지금 이 시장을 이해할 수 있는지도 보여줘야 합니다.
다만 제가 강조하고 싶은 건 이것입니다.
Founder-Market Fit은 출발선의 이점이지, 끝까지 믿어도 되는 나침반은 아닙니다.
시장보다 경험을 더 믿기 시작하면 위험합니다.
고객보다 기억을 더 믿기 시작하면 위험합니다.
공동창업자보다 내 도메인 권위를 더 믿기 시작하면 더 위험합니다.
그래서 저는 초기 팀에게 보통 이런 운영 습관을 권합니다.
고객 인터뷰는 창업자 개인의 확신을 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라 반박하는 자리로 두는 것.
제품 로드맵은 “내가 알던 문제”가 아니라 “최근 반복해서 관찰된 문제” 기준으로 정하는 것.
공동창업자 회의에서는 주장보다 근거를 남기고, 근거보다 최근성을 더 따지는 것.
이렇게 해야 창업자 강점이 회사의 엔진으로 남습니다.
안 그러면 강점이 핸들을 한쪽으로만 꺾어버립니다. 아주 자신 있게요.
결국 봐야 하는 건 “적합함”보다 “학습 속도”입니다
Founder-Market Fit이 좋은 창업자는 출발이 빠릅니다.
이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출발선 100미터 달리기가 아니라, 계속 가설을 버리고 다시 맞추는 게임에 더 가깝습니다.
Exploding Topics 자료에서 제품-시장 부적합이 큰 실패 원인으로 언급되는 이유도 결국 같습니다.
처음에 문제를 안다고 느끼는 것과, 실제로 시장이 지금 원하는 것을 맞히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저는 그래서 Founder-Market Fit을 볼 때 늘 한 가지를 같이 봅니다.
이 창업자는 이 시장을 잘 아는가?
그리고 그만큼 빨리 자기 생각을 버릴 수 있는가?
앞의 답만 좋으면 위험합니다.
뒤의 답까지 좋아야 진짜 강합니다.
만약 지금 공동창업자를 찾고 있거나, 이미 강한 도메인 전문성을 가진 팀이라면 한 번쯤은 점검해볼 만합니다.
우리의 강점이 정말 속도를 만들고 있는지,
아니면 검증을 생략할 명분이 되고 있는지 말이죠.
그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아주 많이요.
공동창업자 조합이나 창업자 강점 설계가 애매한 팀이라면, 저는 이 단계에서 억지로 답을 서두르기보다 현재 가진 확신과 맹점을 같이 적어보는 편이 낫다고 봅니다.
가끔은 “무엇을 잘하느냐”보다 “무엇을 너무 당연하게 믿고 있느냐”가 더 좋은 출발점이 되거든요.
참고한 문헌 링크
- Startup Failure Rate Statistics (2025) - Exploding Topics
- US Startup Data Every Founder Should Know - HIGH5 Strengths Test
- The Ultimate Startup Guide With Statistics (2024–2025)
- 2025 Product-Market Fit Report | Perspective AI
- My co-founder and I broke up. Here's a post-mortem.
- 20 Lessons From 20 Different Paths to Product-Market Fit — Advice for Founders, From Founders